[마곡로] 노란봉투법


[나눔경제뉴스=차석록 편집국장] 색이 있는 봉투는 의미가 담겨 있다.

색 봉투는 상황이나 문화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색상에 따라 의례적 또는 상징적인 의미를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들어 빨간색 봉투는 축복, 행운, 기쁨, 결혼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보통 흰색을 사용하지만, 중국에서는 새해나 결혼 때 돈을 넣어주는 전통적인 빨간 봉투 ‘홍바오(紅包)’가 있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흰색 봉투는 정결, 슬픔, 상(喪)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부의금 봉투가 그렇고, 일반 행정 서류나 청구서 등에도 사용된다.

유럽이나 서구권에서는 부의 봉투로 검은색 봉투를 사용한다. 디자인적으로 모던하거나 고급스러움을 강조할 때도 사용되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초록색 봉투는 희망, 성장, 새 출발을 의미하고 졸업, 입학, 새 직장 등 출발을 축하할때 사용된다.

파란색 봉투는 안정, 신뢰, 냉정함을 뜻하고 공식 문서나 은행 관련 우편 봉투다.

보라색 봉투는 품위, 귀족적 분위기, 영적 의미다. 고급스러운 기념일 카드 봉투로 쓰인다.

주황색 봉투는 활력, 에너지, 창의성을 의미하고 기업 행사, 청년 대상 축하 선물 봉투로 사용된다.

노란색 봉투는 변화, 주의, 지혜, 행운을 뜻하는데, 종교적 기부나 특별한 행사에 쓰인다. 일본에서는 '금'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행운의 의미를 담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에선 노란봉투법 논란이 뜨겁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2014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한 시민이 4만 7천 원을 노란 봉투에 담아 보낸 것이 계기였다.

이 시민은 “벌금을 대신 낼 수는 없지만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의미로 노란 봉투를 택했고, 이 행동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전국적으로 ‘노란봉투 캠페인’이 확산되었다.

이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노란 봉투에 돈을 넣어 노동자들에게 보내는 운동이 되었고, 노란 봉투는 노동자 연대, 응원,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 캠페인을 계기로, 기업이 파업 등 노동행위에 대해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이런 목적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생겨나면서 ‘노란봉투법’이라고 부르게 됐다.

그런데, 이 노란봉투법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었다. 노란봉투법의 핵심 내용은 사용자 범위확대, 손해배상 제한 등이다.

이처럼 노란봉투법의 통과는 노동자 권리 강화와 교섭 환경 변화를 동시에 가져올 수 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 및 책임 증가, 노동계 입장에서는 정당한 권리 주장과 대응 가능성 확대라는 양면적인 변화가 틀림없다.

경영계나 야당은 노란봉투법이 기업을 해외로 떠나게 하는 법이라고 강력 반발한다. 그러면서 노사관계에 엄청난 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주장한다.

재계는 노란봉투법으로 기업 경영과 한국 산업 경쟁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후속 법안을 통한 즉각적인 보완을 촉구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가치는 기업이 잘되어야 경제도 좋아지고 근로자들도 살림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기업이 힘들면 노동자들도 힘들어진다.

문득, 몇년전 연간 매출 수 천억원대 중견 전문건설업체 대표가 사내 노동조합에 상급 노동단체가 개입하면서 경영의지를 잃고 회사 문을 닫은 일이 생각난다.

그 때 그 곳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되었는데, 그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하다.

요즘 만나는 기업인들은 이구동성 "경영환경이 너무 좋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 기업들의 경영성적도 일부 극소수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좋지않다. 모두들 허리띠 졸라매기에 여념이 없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내수 경기에도 영향을 줘서 자영업자들은 죽을 맛이다.

기업이나 경영자의 경영 의지를 꺾는다면 아무리 그 법이 좋아도 그 피해는 결국 근로자들에게 돌아간다. 정부와 여당이 정말 노동자를 위한다면 '기업하기 좋게 만드는 법'을 발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