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差異)는 옳고 그름을 가름하지 않습니다.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을 이야기합니다. 아주 작은 차이가 사람의 마음을, 그리고 때로는 큰일을 결정짓기도 합니다.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아내와 집 근처에 있는 식당에 갔습니다.

논과 밭이었던 곳에 조성된 신도시이다 보니 차를 타고 1~2분만 가도 자연이 느껴집니다. 길 하나를 두고 아파트와 자연이 공존하는 식당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아내와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둘을 위한 자리로 안내를 받고 메뉴 주문까지 다른 여느 식당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것저것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우리의 일상, 부모님, 아이들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주문했던 음식들이 하나 둘씩 나왔습니다.

그때마다 사장님이 직접 음식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이건 뉴질랜드 산으로 과일 향이 나고···” “이 음식은 마늘과 올리브 오일로···” “이 음식은 직접 저희 매장에서 수제로 만든 것으로···”

순간 아내와 나는 식당의 서비스에 깜짝 놀랐습니다. 순간 우리의 존재가 높아지는 느낌을 받 았습니다. 기분이 좋아지고, 식당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식당을 보니 여기저 기 좋게 보였습니다.

“어! 우리 호텔 식당에 온 거 같네!” “이래서 평점이 높은가 봐!” 일반 식당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직원의 모습은 정말 작은 차이였습니다. 그 차이가 우리 부부를 기분 좋게 했습니다.

살짝 기분이 업된 상태에서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기분이 좋았던 탓 인지 모르지만, 음식 또한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하던 중 피클이 다 떨어져서 벨을 눌렀습니다.

벨소리를 듣고 직원이 오더니 “여기 있습니다”라며 피클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어떻게 아셨어요?” 아내가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직원이 뜻밖의 대답을 했습니다. “아까부터 보고 있었어요. 피클이 필요하신 거 알고 가지고 왔습니다.” 직원의 말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직원이 알바인지 정직원인지 모르겠지만, 손님을 세심하게 살피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식당 직원은 별다른 일이 없을 때에는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동영상을 보거나, 기사를 보거나, SNS를 했습니다. 손님을 살피는 직원은 별로 없었습니다.

손님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있던 직원의 작은 차이가 나와 아내를 감동하게 했습니다. 다음에 또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차이(差異)는 옳고 그름을 가름하지 않습니다.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을 이야기합니다. 아주 작은 차이가 사람의 마음을, 그리고 때로는 큰일을 결정짓기도 합니다.

우리 부부는 그 차이에 대접받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아마도 이곳은 단골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