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권오용 작가가 11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라메르 3층 MIAF 부스전에서 개인전 ‘인연과 만남, 소망으로 기록’을 열고 유화·수채화 신작을 내놓았다.일상의 순간을 ‘희미한 추억의 기록’으로 포착한 신작 10점을 선보였다. 작가 왼쪽의 작품은 '서울석양'이다. 서울에서 제일 높은 두건물(남산타워와 잠실 롯데월드), 하루를 꽉 채우는 석양, 한반도의 젖줄인 한강은  명예롭고 풍요로운 삶을 기원한다.[사진=차석록 기자]
서양화가 권오용 작가가 11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라메르 3층 MIAF 부스전에서 개인전 ‘인연과 만남, 소망으로 기록’을 열고 유화·수채화 신작을 내놓았다.일상의 순간을 ‘희미한 추억의 기록’으로 포착한 신작 10점을 선보였다. 작가 왼쪽의 작품은 '서울석양'이다. 서울에서 제일 높은 두건물(남산타워와 잠실 롯데월드), 하루를 꽉 채우는 석양, 한반도의 젖줄인 한강은  명예롭고 풍요로운 삶을 기원한다.[사진=차석록 기자]

 "치매 어머님 덕분에 50대 중반에 붓을 잡게 되었습니다."

서양화가 권오용 작가가 일상의 순간을 ‘희미한 추억의 기록’으로 포착한 신작 10점을 선보였다. 권 작가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라메르 3층 MIAF 부스전에서 개인전 ‘인연과 만남, 소망으로 기록’을 열고 유화·수채화 신작을 내놓았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일상 속 사물과 사람들이 남긴 감정의 잔향을 회화로 옮겨 담은 작품들로 구성됐다. 평범한 오늘과 내일 속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인연’을 시각적으로 해석하고, 작은 위로와 공감을 전달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공학도, 16년간의 직장 생활… 그리고 예기치 않은 전환점

권오용 작가는 특이한 이력을 지닌다. 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전자회사에서 16년간 근무한 그는 2001년 가족과 1년간 세계 일주를 다녀왔다. 그러나 낭만적 일탈은 곧 끝났고, 이후 2013년까지 다시 평범한 직장생활을 이어갔다.

진짜 전환점은 2013년 말 찾아왔다. 고향인 양평에서 홀로 지내던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으면서다. 그는 회사를 관두고 고향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돌봤다. 이 ‘두 번째 일탈’의 시간 속에서 2014년 그림을 처음 만났다.

“그림은 계획에 없던 인연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제게 남겨진 시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여는 경험이 되었죠.”

 ▶초보자를 위한 전시회 ‘용문화우회’ 창립… 지역 미술생태 조성

그의 첫 행보는 개인 창작보다 ‘함께 그리는 사람들’을 위한 무대였다. 그림 초보자도 작품을 걸 수 있는 전시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양평 용문 지역에서 ‘용문화우회’를 조직했다.

첫 전시는 양평문화원 전시실에서 20명의 초보자가 참여한 ‘1회 용문화우회전’이었다. 이후 권 작가는 여섯 차례 전시를 기획·운영하며 지역 미술 생태계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

올해 역시 용문화우회는 11월 18일~28일까지 신원역 인근 몽양기념관 전시실에서 8회 전시를 진행 중으로, 지역 아마추어 화가들이 작품을 세상에 내보이는 ‘기쁨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

 치매 어머니가 남긴 선물… 늦깎이 화가의 내적 성장

권 작가는 이후 몇몇 공모전에 출품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2024년에는 지인의 권고와 지원으로 ‘2024 MIAF 참여 작가’로 선정됐고, 2025년에는 제62회 목우공모미술대전 입선이라는 성과도 얻었다.

그는 자신의 화가 인생이 어머니로부터 비롯된 ‘뜻밖의 유산’이라고 말한다.

“어머니의 치매는 제 가족에게 큰 시련이었지만, 동시에 제가 예상치 못한 길로 나아가게 한 힘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그림 앞에 서지 않았을 겁니다.”

서양화가 권오용 작가가 11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라메르 3층 MIAF 부스전에서 개인전 ‘인연과 만남, 소망으로 기록’을 열고 유화·수채화 신작을 내놓았다.일상의 순간을 ‘희미한 추억의 기록’으로 포착한 신작 10점을 선보였다.왼쪽 첫번째가 경북 영주의 부석사다. 이번 출품작 가운데 가장 고생도 많이해서 그런지 애착이 간다고 권작가는 말한다. [사진=차석록 기자]
서양화가 권오용 작가가 11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라메르 3층 MIAF 부스전에서 개인전 ‘인연과 만남, 소망으로 기록’을 열고 유화·수채화 신작을 내놓았다.일상의 순간을 ‘희미한 추억의 기록’으로 포착한 신작 10점을 선보였다.왼쪽 첫번째가 경북 영주의 부석사다. 이번 출품작 가운데 가장 고생도 많이해서 그런지 애착이 간다고 권작가는 말한다. [사진=차석록 기자]

▶  “찰나의 인연을 안도감과 미소로 남기고 싶다”

권 작가의 작품 소재는 특별하지 않다. 길가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물, 오래된 기억을 불러오는 장면, 무엇이든 ‘인연’을 느끼는 순간이 화폭에 올라온다. 그는 이를 통해 관람자에게 잠시 멈춰 숨 고르는 순간을 선물하고자 한다.

실제, 이번 전시의 대표작 '구절초1,2,3'은 어린 딸들을 위해 약초로 구절초를 캐던 어머니에 대한 회상과 보는 이들을 공감과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또 다른 작품 '부석사'는 작가가 좋아하는 절이다. 보는 이가 그림의 속 무량수전, 안양루, 북루 등에 깃든 가을을 보면서 한순간 깊이 느꼈을 감상을 되새겨 보기를 바랐 다.

“제 그림을 보는 분들이 아주 잠깐이라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미소 지었으면 합니다. 그게 제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입니다.”

이번 개인전은 권 작가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인연과 일탈, 돌봄이 만든 삶의 궤적이 그의 회화 세계를 어떻게 확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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