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경제뉴스=차민수 기자]#. LG전자 30대 연구원인 A씨는 올 초 연구실이 서초에서 마곡으로 이전했다. 사무실 이전으로 출근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으로 늘어나자 회사 근처로 이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30분 정도 걸리는 인천 검단신도시나 청라국제도시, 경기도 김포 등지의 아파트 단지를 알아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직장과 집이 인접한 소위 ‘직주근접’ 아파트 단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출퇴근 거리가 길어질수록 피로와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퇴근 후 휴식을 취하기에만 바빠지는 만큼 직장과의 거리가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6.93%였다.
특히 강남 출퇴근이 편리한 송파(15.26%)?서초(14.37%)?강남구(10.48%)는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광화문?종로 등 도심과 여의도로 출퇴근하기 용이한 마포구(6.95%)와 양천구(6.91%)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수도권 지역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기 남부에서는 강남 접근성이 우수한 과천시가 13.02% 상승했고, 성남시(2.58%)?수원시(1.74%) 역시 경기도 평균 상승률(1.27%)을 상회했다.
특히 경기 북부에서는 산업단지 조성이 활발한 양주시가 자족도시로의 변모 기대감에 힘입어 7.26%의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늘어가는 1~2인가구, 고령자, 맞벌이 가구 등이 직장과 가깝고 생활편의시설이 풍부한 직주근접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기관 알투코리아의 ‘2025년 부동산 트렌드’에 따르면, 향후 주택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입지 요소로 2030세대는 교통 편의성과 직장 근접성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신규 분양 시장에서 반영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6월에 분양한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는 여의도 직주근접 단지로 1순위 청약접수 당시 1만5882명이 접수해 평균 191.35대 1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도 볼 수 있다. DL이앤씨가 올해 2월, 충남 천안 업무도시개발구역에서 선보인 ‘e편한세상 상성호수공원’은 평균 41.34대 1, 최고 73.9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단지는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비롯해 천안 제2·3·4일반산업단지, 아산스마트밸리, 백석농공단지 등 다수 산업단지가 가까운 직주근접 아파트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직주근접 단지는 출퇴근 시간 절약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장점 덕분에 수요가 꾸준하며, 향후 가치 상승 여력도 크다”면서, “수도권이나 지방의 경우 산업단지나 교통 인프라가 예정된 지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