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연휴 유커(遊客) 특수 잡아라!”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한시 허용되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외국인 특히 ‘유커(遊客) 특수’에 대비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는 10월 1일부터 8일까지 이어지는 중국의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동안 방한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커에 유통업계 기대…올해 500만명 넘을듯
K-컬처 열풍에 힘입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7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056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상승했다.
특히 오는 29일부터 중국인 대상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고, 10월 초 중국 국경절·대만 중추절·일본 체육의 날 등의 연휴가 이어지면서 아시아권 관광객의 방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6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약 806만 명에 달했다. 이들은 전체 외래 관광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한국 관광산업의 핵심 고객’으로 자리잡았다.
당시 유커 1인당 평균 지출액은 약 2,100달러(한화 약 270만 원)로, 일본·동남아 관광객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주요 소비 품목은 화장품, 명품 패션, 건강식품, 생활가전 등이었으며 특히 면세점과 백화점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에도 중국인 관광객 602만 명이 한국을 찾았고, 1인당 지출액은 평균 1,700달러(약 220만 원)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동안 발길이 끊겼지만, 엔데믹 이후 회복세가 뚜렷하다. 지난해(2024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약 460만 명으로, 전년(2023년 200만 명)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업계는 올해 중국인 방문객이 5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상우 롯데백화점 영업전략부문장은 “K-문화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번 무비자 정책과 국경절 특수를 기회 삼아 외국인 고객들이 차별화된 쇼핑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알리페이·와우패스 등 맞춤 혜택
롯데백화점은 유커에 맞춰 결제·환급 편의성을 강화했다. 알리페이·위챗페이 사용 고객에게는 일정 금액 이상 결제 시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패션·뷰티 상품을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할 경우 최대 10% 상당의 롯데상품권도 증정한다.
잠실점에서는 시계·주얼리 등 고가 상품군 구매 고객에게 별도 혜택을 마련했고, 서울관광재단과 손잡고 ‘디스커버서울패스’ 이용 고객에게 에비뉴엘바 이용권을 제공하는 등 관광·쇼핑 연계도 강화했다.
단체 관광객뿐 아니라 개별 관광객(FIT) 공략에도 나선다.
중국·일본·베트남 등 유학생으로 구성된 ‘글로벌 서포터즈’를 운영해 롯데 쇼핑 콘텐츠를 자국어로 홍보하는 한편, 중국 SNS ‘샤오홍슈’ 공식 계정을 통해 국경절 프로모션과 팝업스토어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롯데마트, 외국인 특화 10개점에서 ‘K-푸드 페스타’
현재 롯데마트는 국내 대형마트 중 외국인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대표 쇼핑 명소다. 특히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전체 매출의 40% 이상이 외국인 고객에게서 발생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30일부터 10월 15일까지 외국인 특화 10개 점포에서 ‘K-푸드 페스타’를 진행한다. 대상 점포는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제타플렉스 잠실점·월드타워점·광복점·동부산점·부산점·제주점·김포공항점·영종도점·송도점 등 총 10곳이다.
‘K-푸드 페스타’에서는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견과류, 김스낵, K-뷰티 상품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더불어 행사 기간 동안 2만원 이상 구매한 외국인 고객에게는 한식을 형상화한 스티커 세트를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또한 롯데마트는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해외 옥외광고 및 SNS 계정 오픈 등 고객 소통 채널을 강화한다.
롯데마트는 오는 29일부터 약 한 달간 일본 도쿄 시부야 전광판을 통해 롯데마트 브랜드를 알리는 옥외광고를 진행하고, 다음달부터는 인천공항·홍대입구역·공항철도에서도 국내외 고객 대상으로 브랜드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추가로 롯데마트는 9월 말 중국의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샤오홍슈'에 공식 계정을 개설하고 일본인 관광객 대상으로는 인스타그램 채널을 신규 개설해 동아시아권 외국인 고객과의 접점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윤여령 롯데마트·슈퍼 커머스마케팅팀 담당자는 “9월 말 중국인 무비자 입국 한시 허용과 동아시아권 공휴일 시즌에 맞춰 외국인 방한객이 많을 것을 고려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추석특수와 외국인 관광객 두마리 토끼 잡는다
정식품은 ‘베지밀 선물세트’와 ‘그린비아 케어 시리즈’를 선보였다.
‘베지밀 고단백 두유 플레인’은 설탕을 첨가하지 않아 달지 않으면서도 콩 본연의 담백한 맛을 살렸다. 식물성 단백질 12g과 필수 아미노산 BCAA, 비타민B군 등을 함유해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가능하다.
동원홈푸드는 건강을 고려한 비비드키친 저당·저칼로리 소스 선물세트 3종을 선보였다. 선물세트는 저칼로리 소스와 명절 음식 준비에 활용하기 좋은 제품들로 꾸려졌다.
하림은 건강과 실속을 앞세운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하림 The 담백세트’는 닭가슴살을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손질해 맛있게 밑간 한 ‘동물복지 IFF 큐브 닭가슴살’로 구성되어 있다.
오트리푸드빌리지는 연령대나 가격대 별로 선택 가능한 견과류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단순한 숫자 증가를 넘어 고액 소비층으로서 의미가 크다”며 “올해 ‘500만 유커 시대’가 다시 열릴 경우, 백화점·면세점·호텔 등 국내 유통·관광 산업 전반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