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László Krasznahorkai) 가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사진=노벨상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László Krasznahorkai) 가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사진=노벨상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László Krasznahorkai) 가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9일 노벨위원회는 “종말적 공포의 한가운데에서 예술의 힘을 재확인한 비전 있는 작가”로 평가하며, 그의 문체와 철학적 깊이를 높이 평가했다.

 ▶노벨위원회, “디스토피아 속에서도 예술은 살아 있다”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수상 이유에 대해 “크러스너호르커이는 혼돈과 붕괴의 세계 속에서도 언어가 품은 예술적 힘을 보여주는 작가이며, 인간 조건의 본질을 탐구하는 독보적 문학세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수상 사유는 “묵시록적 공포 한가운데에서도 예술의 힘을 다시 확인시켜 주는, 강렬하고도 비전 있는 작품 세계를 이룩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중유럽의 위대한 서사 전통을 잇는 작가로, 그 계보는 카프카(Kafka)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로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그의 작품은 부조리함과 그로테스크한 과잉으로 특징지어지며, 또한 동양적 사유를 반영한 보다 사색적이고 정제된 문체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문학적 세계를 탐구한다고 논평했다.

이번 수상은 헝가리 작가로는 2002년 임레 케르테스 이후 23년 만의 쾌거다.

문단 안팎에서는 “중부유럽 문학 전통의 부활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긴 문장, 철학적 내면, 절망의 미학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은 한 문장이 수 페이지에 이를 만큼 긴 호흡과 리듬감 있는 문체로 유명하다.

그의 문학은 절망·혼돈·예술의 본질이라는 주제를 반복적으로 다루며, 카프카·토마스 베른하르트 등 유럽 실존주의 계열의 영향을 받았다.

대표작으로는 '사탄탱고(Sátántangó)' '저항의 우울(The Melancholy of Resistance)', '세이오보는 아래에 있다(Seiobo There Below)' '북쪽엔 산, 남쪽엔 호수, 서쪽엔 길, 동쪽엔 강(A Mountain to the North, a Lake to the South…)'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헝가리 거장 벨라 타르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특히 영화 'Werckmeister Harmonies'와 사탄탱고는 세계 예술영화계에서 걸작으로 꼽힌다.

▶ 동서양을 넘나드는 미학… 일본 예술에 매료된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는 2000년대 이후 동아시아, 특히 일본의 예술과 철학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Seiobo There Below'에서는 일본 신사(神社)와 불교 예술, 전통 정원을 배경으로 ‘완벽함과 무상(無常)’의 개념을 탐구했다.

문학평론가 안드라시 발로는 “그의 작품은 서구 실존주의와 동양의 명상적 사유가 결합된 독특한 문학 실험”이라고 평했다.

 국제 문단에서는 “예술의 시대가 다시 문학으로 회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BBC는 “그의 문장은 고통스럽지만 아름답고, 인간이 끝없이 추락하면서도 여전히 예술을 갈망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보도했다.

헝가리 정부는 “우리 문화의 자부심이 다시 세계 무대에서 빛났다”고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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