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희 편집위원] 중공업 도시 울산이 대한민국 탄소중립 도전의 가장 큰 시험대가 되고 있다.
2025년을 기점으로 자동차·석유화학·조선 등 중후장대 산업이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설정했다.
연간 20만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설비, 연간 폐플라스틱 32만t 재활용 시설, 항만 LNG· 암모니아 벙커링 인프라 투자 등은 울산이 산업구조 전체를 ESG 중심으로 바꾸려는 결의다.
▶자동차 산업의 '전기차 중심 체제' 전환
울산은 국내 자동차 생산의 거점으로서, 2025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중심 생산 체제로의 전환 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울산공장) 측은 “울산 EV 신공장을 연간 20만 대 생산능력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국내 EV 생산 중심지로서 울산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최근 생산실적·수요 측면에서 내외부 리스크가 드러나고 있다.
울산 1공장 12라인은 올해 들어 7번째 휴업을 검토 중이며 누적 손실 대수는 약 2만 8400대 수준이라고 한다.
이처럼 수요·시장 여건이 녹색전환과 맞물려 복합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2025년 계획 수치(20만 대)와 현재 진행 상황(휴업, 손실) 간의 괴리가 존재하며, 울산은 이 갭을 좁히는 것이 과제다.
▶석유화학 산업의순환경제 전환
울산에서 추진 중인 대표 사업이 바로 SK지오센트릭의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울산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다.
이 클러스터는 총 투자금액 약 1조 8000억 원, 2025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업 생산이 본격화되는 2026년부터는 연간 32만t 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 수치가 현실화되면, 국내 한 해 소각·매립되는 폐플라스틱 약 350만 t의 약 9%가 처리 가능한 규모다.
울산시는 2025년 환경 분야 주요업무계획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업경쟁력 확보’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고, 이중 순환경제 중심 산업전환을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석유화학 산업 측면에서는 수치로 제시된 전환 목표가 존재하며, 울산이 산업구조 재편을 위한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선·항만·에너지 인프라의 녹색 전환
울산항만공사도 2025년 계획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기반으로 친환경 항만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LNG·메탄올·암모니아·수소 연료 벙커링 시설을 구축하고, 남신항에 해상풍력 유지보수 부두를 건설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물류 거점화 전략을 수립했다.
이러한 인프라 투자와 전환 과제는 울산이 중후장대 산업 중심임에도 ‘에너지 허브’로 탈바꿈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울산시의 도시 전체 전환 목표 및 계획
울산광역시의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4-33)’에 따르면, 비산업 부문에서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배출량을 40% 감축하겠다는 목표가 설정돼 있다.
또한, 울산시는 2025년 환경 분야 주요업무계획에서 기업경쟁력 확보를 포함해 산업구조 재편을 지향했다.
이와 같은 계획은 수치 목표와 산업전환을 맞물리게 설계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치로 보는 도전과 과제
전기차 생산능력 목표 연간 20만 대(현대차 울산 EV 신공장), 폐플라스틱 재활용 목표 연간 32만t(울산 ARC), 비산업 부문 배출 감축 목표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40% 감축(울산시) 등, 이 수치들이 산업·도시 차원에서 설정돼 있다는 점은 울산이 구체적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현실 측면에서는 과제도 있다. 전기차 생산실적 부진 및 잦은 라인 휴업에 따른 누적 손실 대수 약 2만 8400대(2025년 9월 기준), 석유화학 재활용 클러스터는 2026년 본격 생산 예정이며, 아직 상업생산 수치는 미확정이다.
▶산업 전환의 선봉지로서 울산이 갖는 의미
울산은 국내에서 가장 전통적이고 규모가 큰 중후장대 산업 클러스터를 보유한 도시다.
그런 만큼 이 산업들을 녹색전환과 ESG 체제로 재구축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자동차·석유화학·조선·항만 인프라 등이 한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전환을 위한 집적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장점이기도 하다.
울산이 수치 목표를 명시하고 실행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후장대 산업 ESG 전환의 선봉지로 평가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