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니콜슨이 저술한 '외교론'은 근현대 외교의 시작과 외교의 논리 그리고 유형과 같은 목차로 전개된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외교언어를 다루고 있다.
1941년 니콜슨이 저술한 '외교론'은 근현대 외교의 시작과 외교의 논리 그리고 유형과 같은 목차로 전개된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외교언어를 다루고 있다.

 [정기종 전 카타르 대사] 외교용어는 일반적인 언어 구사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외국어와 비슷한 이질감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전쟁과 평화를 다루는 외교의 특성 때문에 극단적 표현을 삼가고 감정적 충돌을 피하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언어 감각과 문법이 필요하다.

외교계에서 유명한 고전인  '외교론(Diplomacy)'을 쓴 영국 외교관 해럴드 니콜슨(H. Nicolson)은 외교용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외교관이나 대신들이 강경한 내용의 말을 서로 흥분시키거나 실례가 되지 않도록 말할 수 있는 신중한 언어를 표현할 때 사용되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외교관이 일상 회화 대신에 관습화된 어법을 사용하게 된 것은 외교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니콜슨은 만약 정치가나 외교관이 상대국 정부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어떤 국제적 분쟁에 대해 무관심할 수 없다고 통고한다면, 이것은 그의 정부가 확실히 개입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리고 “영국 정부는 관심을 가지고 본다” 또는 “깊은 관심을 가지고 본다”는 말을 사용했다면, 이것은 그 문제에 관해 영국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취할 예정임이 분명하다고 풀이했다.

“생산적인 대화” 또는 “건설적인 대화”를 솔직하게 나누었다는 발표는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입장의 차이가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외교적 질병(Diplomatic Illness)”이란 어떤 행사에 불참할 필요가 있을 때, 부적절한 공격을 유발하지 않기 위해 알리는 ‘병’을 뜻한다.

 이런 구실로 사용되는 병명이라는 것이다. 한국전쟁 발발 후 유엔안보리가 유엔군 파병을 결의할 때, 소련 대표는 병을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다.

니콜슨은 또한 언어의 점증법을 조심스럽게 사용함으로써 위협적인 언사를 사용하지 않고도 타국 정부에 엄중하게 경고할 수 있다고 했다.

 만약 “귀하는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가 전쟁을 유발시킬 수도 있는 어떤 사건을 주장하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한 국가가 전쟁을 야기할 수도 있는 행동을 취하는 다른 국가를 경고할 경우, 이 같은 행위를 비우호적 행동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흔히 말한다”고 했다.

외교언어에는 “부동의한다는 데 동의한다(agree to disagree)”라는 표현도 있다. 이는 “당신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 같은 의견을 말하는 당신의 권리와 입장은 존중한다”는 의미로, 충돌을 피하려는 의도다.

 만일 국제무대에서 외교관들이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모든 의견을 내놓고 교환한다면, 평화를 만들어 가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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