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세종의 한글 창제는 모든 백성의 지식자본을 서로가 나누고 미래 한민족의 역량발휘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고 볼 수 있다.[사진=문화재청]
훈민정음. 세종의 한글 창제는 모든 백성의 지식자본을 서로가 나누고 미래 한민족의 역량발휘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고 볼 수 있다.[사진=문화재청]

 [정기종 전 카타르 대사] 세종 28년 1446년 10월 9일 반포한 훈민정음은 백성이 전하고 싶은 뜻을 널리 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글의 창제 이유를 밝혔다.

 이는 백성이 말로는 쉽게 사라질 뜻이나 생각을 시공간을 초월해 널리 알리고 오랫동안 전하기 위함이다.

 모든 백성의 지식 자본을 나누고 보통 사람들의 지적 역량을 모아 나라를 발전시키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세종의 한글 창제 작업은 거의 일생에 걸쳐 추진되었고 한글 반포 4년 후에 세종은 승하했다.

 1990년 유네스코(UNESCO)는 세종대왕문해상(King Sejong Literacy Prize)을 제정했다. 문맹 퇴치를 위한 배우기 쉽고 유용한 한글의 우수성이 인정받은 것이다.

 한글은 반포 당시 설명한 대로 세상 모든 소리를 표기해 전달할 수 있는 세계화에 가장 적합한 문자로 자리매김했다.

 시각적으로도 한글은 현대적으로 발전해 과거에 궁서체와 흘림체와 같이 단조롭던 글자체가 다양해졌다. 한글 서체는 아날로그적 감성과 디지털적 감성 모두를 잘 표현할 수 있다.

 한글의 장점은 거의 모든 외국어를 포용할 수 있는 표기와 발음 능력에 있다.

 맥도날드를 중국 한자로는 마이당라오(麦当劳)로 일본 가나로는 마쿠도나루도(マクドナルド)로밖에는 표기할 수 없지만 한글은 가장 원어에 근접하게 표기할 수 있다.

 따라서 원어민과의 대화 중에 자신의 이름을 올바르게 불러 주는 한국인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단순히 발음 기호로만 한정하면 한글의 가치를 찾지 못할 수 있다. 우리 언어의 아름다움은 소리와 형용사에서 잘 나타난다. 한국말 소리의 아름다움이다.

 한국어의 명사는 상당수 한자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형용사는 한자로 대체할 수 없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매력으로 마음과 감정 그리고 색채감을 들려주고 나타낸다.

 정서적인 면에서 ‘곱고 고운, 예쁜, 아름다운’ 같이 누구나 알고 있는 민요나 동요를 들으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시와 소설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은 매우 힘든 작업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영혼을 울리는 감동이 있다고 하는 외국인도 있고 우리의 문화예술이 세계성을 갖는 배경이 된다.

이것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와 같은 서양어나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튀르키예어와 같은 동양어 말소리를 들어보면 느낄 수 있다. K팝 애호가들이 한국말은 들으면 편안하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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