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배우는 데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입시나 취업에 필수적이기도 하고 직장인에게는 업무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공부가 필요하다.
외국어는 외국인과 대화를 하기 위한 도구로 영어 이외에 한 두 개 정도를 조금씩이라도 배워두면 유용하다.
외국어 구사가 상대방과의 대화에만 한정되면 표면적인 것에 멈추게 된다. 그들 간에 어떤 대화를 나누고 담론을 펼치고 있는가를 청취하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예의상 또는 전략상 전달하는 언어들이 있고 외교적으로는 더욱 그런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외국 언론에 보도되거나 일반인들이 나누는 내용을 넓고 깊이 있게 파악하는 것은 실제로 본심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이 된다.
AI나 번역기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완벽할 수는 없고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언어 속에 담긴 그 나라의 사고방식과 역사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아랍어는 문자의 형태가 생소하고 문장도 한글과 반대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쓰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는 생소하게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한국어와의 관계에서 우연의 일치라고만 하기에는 설명이 어려운 몇 가지 유사점도 보인다.
동사를 명사화하는 동명사를 보면 양쪽 모두가 동사에 ㅁ 음을 붙여서 만든다.
한글에서 “가다”는 동사원형에 ㅁ 음을 붙여서 “감”으로 바꿔 동명사화하고 아랍어에서도 ㅁ음을 붙여서 동명사로 만든다.
예를 들면 '카라가'(Kharaga, 나가다)에 ㅁ 음이 덧붙어 '마크루즈'(Makrouj, 나감, 출구)가 되고 '다카라'(Dakhara, 들어가다)에 ㅁ 음이 덧붙어 '마드크루'(Madkhrou, 들어감, 입구)가 되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ㅁ 음의 위치가 아랍어에서는 단어의 앞이 되고 한글에서는 단어의 끝이 되는 점이다. 한국어와 아랍어의 단어와 문장 배열이 좌우 반대방향이라는 점에서 기묘한 유사성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어의 '마'가 금지(don't)의 의미인 것 처럼 아랍어에서도 '마'(ma)를 붙임으로 금지와 부정을 표현한다. 이것 역시 '마'의 위치는 반대에 놓인다.
그러나 문법으로 들어가면 두 언어는 전혀 다른 언어 체계임을 알려준다. 주어에 따라 동사가 바뀌는 것이다. ”내가 간다“ 는 ”아나 아드헤브“로, 네가 간다는 ”안타 타드헤브(남성형)“ 또는 ”안티 타드헤브나(여성형)“로 그리고 그가 간다”는 “후아 야드헤브(남성형)”와 같이 변화한다.
주어와 시제에 따라 유럽계 언어 경우처럼 동사원형이 다양하게 바뀌는 것이다. 복수 명사의 경우에도 한국어는 “~들” 로 정리되지만 아랍어에서는 단어 자체가 변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