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마음과 정성, 그리고 보이지 않는 이야기가 함께 들어 있다.[이미지=AI제작]
선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마음과 정성, 그리고 보이지 않는 이야기가 함께 들어 있다.[이미지=AI제작]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선물이라는 말에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으면 그 순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포장지를 풀기 전부터 이미 설렘이 시작되고, ‘어떤 마음으로 준비했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선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마음과 정성, 그리고 보이지 않는 이야기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얼마 전, 추석을 맞아 지인에게서 선물을 받았습니다. 매번 귀한 것을 준비해주시는 그분의 마음이 느껴져서 감사함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비싼 것이든, 작은 것이든 상관없이 ‘나를 생각하며 준비했다’는 사실 자체가 선물의 가치를 높여줍니다.

 선물은 말로 다 하지 못한 감정, 평소에 표현하지 못했던 고마움이나 사랑, 혹은 응원의 마음을 담아 건네는 것입니다. 때로는 말보다 더 큰 힘을 가지기도 합니다.

 받는 사람은 그 안에서 보내는 사람의 진심을 읽고, 그 마음에 감동합니다.

 하지만 요즘 사회에서는 선물이 점점 의무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졌습니다.

 명절, 기념일, 각종 행사마다 선물이 필수가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형식적이고 부담스럽게 주고받는 선물도 많아 졌죠. 진심이 담기지 않은 선물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최근 경험을 통해 다시 느꼈습니다.

 얼마 전, 지인에게 축하할 일이 생겼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분이 ‘부담스럽다’고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그분만 빼고 진행하기도 애매해서 결국 각자 준비하기로 했고, 약소한 선물을 전하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선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선물은 꼭 크거나 비싼 것이어야 할까요? 아니면 마음이 담긴 것이면 충분할까요? 어릴 적 크리스마스 새벽, 집집마다 다니며 캐롤을 부르면 집에서 준비해둔 간식들을 선물로 받곤 했습니다.

 교회에서도 선물을 받았죠. 그때 받은 선물은 값진 것도, 특별한 것도 아니었지만, 뭔가를 받는다는 자체가 기쁘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선물을 줄 때 가장 기쁜 순간은 어떤 선물을 고를지 고민하는 시간과, 선물을 받았을 때 상대의 표정을 보는 순간입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그 과정에서 기쁨을 느낍니다.

 ▶달라진 선물 문화, 사라지는 설렘

요즘은 선물에 대한 기쁨이 예전보다 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선물을 받는 사람에게 "뭘 주 면 좋겠냐"고 묻거나, 상대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워시리스트를 올려놓기도 합니다. 선물도 직접 주기보다는 결제만 하면 택배로 배달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런 변화가 편리함을 가져다주긴 하지만, 선물에 담긴 설렘과 진심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 만나서 손에 쥐어주는 순간의 긴장감, 포장지를 풀 때의 기대감, 서로 눈을 마주치며 나누는 온기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물론 시대가 변하면서 멀리 있는 친구나 가족에게도 쉽게 선물을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받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 속에서 ‘마음을 전하는 과정’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선물의 본질은 ‘내가 그 사람을 생각했다’는 마음을 전하는데 있습니다. 무엇을 주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준비했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선물, 삶을 아름답게 하는 힘

선물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오랜 시간 고민해서 준비한 선물, 혹은 아무런 이유 없이 건네는 작은 선물까지 모두 우리 일상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어느 날, 친구가 “네가 생각나서”라며 펜 하나를 건네준 적이 있습니다.

 그 펜을 쓸 때마다 그 날의 기분과 친구의 따뜻한 마음이 떠오릅니다. 선물은 이렇게 일상 속에서 작은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반면,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선물이 부담이 되는 순간도 있습니다. 명절이나 결혼식, 각종 행사에서는 ‘얼마짜리를 해야 하나’, ‘상대방이 나에게 뭘 해줬으니 나도 비슷하게 해야 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이럴 때마다 선물의 의미가 흐려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저는 선물의 진짜 힘은 마음에 있다고 믿습니다. 비싼 선물이 아니더라도 내 진심이 담겨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날은 누군가의 작은 손편지, 직접 만든 쿠키, 혹은 진심 어린 한마디가 세상을 바꿔줄 수 있습니다.

 선물은 오늘을 특별하게 만들고, 평범한 일상에 감동을 더해줍니다.

선물은 마음을 나누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고, 그 사람이 또 다른 누군 가에게 마음을 전하고, 그렇게 세상은 조금씩 더 따뜻해집니다.

 선물의 본질은 결국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선물의 힘을 믿고 싶습니다. 크거나 비싼 것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선물이 우리 삶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물은 마음을 전하는 작은 기적입니다. 그 기적이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 모두의 삶에 가득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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