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끝이 없는 여정이다. 소통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과정이다.[이미지=생성형AI]
소통은 끝이 없는 여정이다. 소통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과정이다.[이미지=생성형AI]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이번 주와 다음 주에 청주에서 강의를 할 예정입니다. 강의의 주제는 '소통'이며, 부제는 '자녀와 마음 나누기'입니다.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가족의 변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약 10여 년 전, 우리 가족은 제주도로 이사를 갔습니다.

제가 제주도의 사계절을 온전히 누리고 싶은 마음에 아내에게 1년 동안 제주살이를 제안했습니다. 아내는 1년은 너무 짧다며 2년 동안 실컷 놀다 오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제주살이는 우리 가족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제주 산간 지역에 터를 잡으면서 2년 동안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부부 관계의 변화가 생겼고, 아이들과도 깊은 대화가 많아졌습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우리에게 소중한 선물이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아내와 자녀 교육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때 함께 공감하고 동의한 것이 바로 ‘소통’의 중요성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처음에는 소통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자녀와 대화하다가 문득 ‘이게 정말 소통이 맞는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소통은 겉으로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제주살이를 시작하기 전까지 우리 가족은 평범한 도시 생활을 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고, 서로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볼 기회도 적었습니다.

제주로 이사한 뒤,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아침이면 새소리에 잠을 깨고, 저녁이면 별빛 아래서 가족이 함께 산책을 했습니다. 자연은 우리 가족에게 말을 건넸고, 우리는 그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법을 배웠습니다.

특히 아이들과의 소통이 달라졌습니다. 제주에서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깊은 대화가 오갔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모로서 저 역시 아이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소통이 항상 순조롭게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이 아이들에게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때가 있었습니다.

제주살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뒤에도 우리 부부는 소통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사춘기를 겪으면서 가족 모두가 진통을 겪었습니다. 그 시기에 우리는 소통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소통은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어느 날, 큰아이와 작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했고, 저는 부모로서 조언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대화가 격해지면서 서로의 감정이 상할 뻔했습니다. 그때 저는 잠시 대화를 멈추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내가 아이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내 생각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대화의 방식을 바꿨습니다.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그 감정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도 저의 입장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소통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아이의 사춘기를 큰 다툼 없이 지나올 수 있었던 것은 소통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알고, 자녀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때, 서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 긴 터널을 지나올 수 있습니다.

자녀들이 성장한 지금도 우리는 소통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제가 아이들과 소통에 초점을 맞춰 양육하면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경험했던 것들을 매주 글로 써서 연재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책도 출간하고, “소통을 통해 자녀와 마음 나누는 부모”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녀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대할 때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녀이기 때문에 내 생각대로 양육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녀는 엄밀히 말하면 타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자녀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인지하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와 성격도 다르고, 기질도 다릅니다. 살아온 환경이나 시대가 다르기 때문에 생각하는 방식도 전혀 다릅니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소통을 원한다면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한 학자는 자녀를 회사의 존폐를 결정하는 바이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 말은 자녀를 존중하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소통에 필요한 것은 신뢰감입니다. 신뢰감이 없으면 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또한 일방통행의 관계에서는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서로 주고받음이 있어야 하며, 부모에게만 혹은 자녀에게만 이득이 되는 관계는 소통이 아닙니다.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과 공감입니다. 경청은 단순히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그 말에 담긴 감정과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진정한 경청입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경청은 특히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줄 때 신뢰감을 느낍니다. 그 신뢰감이 쌓이면 아이들은 자신의 고민이나 생각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게 됩니다.

공감은 경청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단계입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 감정에 함께 반응하는 것이 공감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감정에 공감해주면 아이들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낍니다.

소통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꾸준한 관계 형성이 필요합니다. 짧은 시간이더라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그 시간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약속을 지키고, 솔직하게 다가가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부모와 자녀의 소통은 자녀에게 독립심과 자립심을 키워주고,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소통은 끝이 없는 여정입니다. 소통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과정입니다.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소통의 기본입니다. 소통을 통해 가족은 더욱 가까워지고,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소통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가족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통의 가치를 전하고 싶습니다. 소통을 통해 자녀와 마음을 나누는 부모가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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